노동자 권리 없이 안전한 일터는 없다
2023-11-06
- 자료집:: https://ihwr.or.kr/board/board_view?code=data&no=33
- “가구방문 돌봄노동자의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인권보호 방안” 토론회
-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
- 2023년 11월 6일 14시
- 토론자로 참여
- 토론문 제목 : 노동자 권리 없이 안전한 일터는 없다
연구보고에서는 장애인활동지원사를 함께 다루고 있다. 토론자는 2011년부터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재직중이다. 활동지원사 입장에서 토론을 개진하고자 한다.
불안정한 노동조건 #
같은 원인 두 양상 #
연구보고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은 노동자가 부당한 업무요구를 받는 것과 성폭력 피해의 상관관계를 지적한 점이다. 성폭력은 권력관계를 바탕으로 발생한다. 부당한 업무요구와 성폭력은 이용자와 노동자의 권력관계를 바탕으로 발생하는 같은 원인의 두 양상이다. 그렇다면 그 권력관계가 어떤 과정을 통해 관철-행사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권력관계의 역전 #
연구에서는 ‘집’이라는 사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우리는 피해자로서의 돌봄노동자에 주목하지만, 이용당사자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고령의 사람이 고립된 상황에서 학대당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들도 피해자이고 목격자가 없어 증거를 확보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용자들에게 소비자로서 절대적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 학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보는 듯도 하다. 결국 이러한 인식은 현행의 시장주의-소비자주의적 제도를 유지하는 힘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자신의 피해상황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할 능력이 없는 이용자가 있을 수 있다. 이들은 고립되지 않도록 국가가 별도의 지원을 해야만 한다. 중요한 점은 모든 장애인이 그러한 상태에 있지는 않다. 장애인은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에 따라 자원을 분배하고 사용할 줄 아는 주체이기도 하다. 권력관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노동자로 만난다.
채용과 해고, 업무내용에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는 이용자 #
장애인이용자는 소비자의 지위에 있으나 활동지원사의 채용여부와 실질적 해고, 업무내용을 정함에 있어 실질적 권한이 있다. 처음 구직활동을 하는 활동지원사는 첫 매칭에 성공해야만 활동지원기관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일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기관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노동시장에서 사업주들이 부당한 요구를 관철시키는 방법은 사업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노동자를 채용하지 않는 방법을 취한다. 장애인이용자들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장애인에 의해 요구되는 대표적인 불법 행위들을 예로 들자면 부정수급1, 불법의료행위, 차량이용을 들 수 있다. 매칭 과정에서 특정성별, 연령, 종교를 요구받기도 한다. 그리고 기관들은 이용자가 요구하는 조건으로 구인광고를 낸다.2
현재의 제도는 ‘활동지원인력에 대한 불만 등’으로 수급자는 언제든지 활동지원인력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그 불만이 정당한지 부당한지 판별하는 절차가 없으며, 활동지원기관은 장애인이용자가 교체요청을 하면 이유를 막론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3 그리고 정작 그 이유가 부당한 이유라 할지라도 이를 조사하고 판별할 능력도 권한도 기관에는 없다.
설혹 기관이 장애인이용자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장애인이용자는 기관을 교체함으로써 활동지원사를 교체할 수 있다. 그리고 장애인이용자의 서비스중단요청을 받은 활동지원사는 그때부터 수입이 끊기며 사실상 실직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해고조차 필요 없는 사용자 #
휴업수당이 보장되는가 #
활동지원사의 사용자는 활동지원기관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사용자 의무를 져야만 한다. 그런데 활동지원기관은 활동지원사를 너무 쉽게 내보낼 수 있다. 일부 활동지원기관의 경우 장애인이용자의 서비스중단요구가 있으면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조항을 근로계약서에 넣는다.4 꼭 이런 불법성 짙은 근로계약서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이 있다. 현장에서 여러 사례를 보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노동자의 권리 중 가장 근본바탕이 되는 권리는 일할 권리. 즉, 사용자로부터 일거리를 제공받을 권리라는 점이다. 사용자가 일거리를 제공할 의무가 사라진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해고조차 할 이유가 없다. 일도 주지 않고 임금도 주지 않고 계약기간(혹은 정년)이 끝나길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수입이 없이 버틸 수 있는 노동자는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우리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5 그런데 장애인 이용자가 서비스중단을 요구하고 기관에 의해 일거리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활동지원기관이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는가 여부에 있어서 근로감독관에 따라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본인도 최근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용자의 서비스중단요구로 인한 휴업수당을 주장하였으나, 근로감독관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근로감독관은 “기존 이용 장애인의 이용완료 혹은 거부로 인해 새로운 이용자를 찾는 시간이 지연되었다고 하여 이를 사용자의 귀책사유라고 볼 수는 없어”휴업수당 지급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소정근로시간 존부 쟁점 #
또 한 가지 난점은 이용자들의 서비스제공요구 시기가 유동적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장애인이용자들은 자신이 서비스가 필요한 시간을 서비스 제공계획을 무시하고 활동지원사에게 유동적으로 통보하기도 한다. 갑자기 언제 오라거나 서비스 제공 도중 일찍 퇴근하라 하기도 한다. 이는 활동지원사의 소정근로시간을 둘러싼 논쟁에서 노동자로서의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리고 제도가 이를 보장하고 있다.
서비스제공기관과 노동자는 표준급여이용계획서에 따라 적절하게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지만,6 수급자의 욕구 변화 등으로 제공계획이 변경될 필요가 있는 경우 지체없이 급여 변경 실시 하여야만 한다.7 이 때문에 바로 하루 전에 노동자와 협의하여 기관에 계획서를 제출하고도 이용자들은 ‘욕구 변화’를 이유로 서비스를 받지 않거나 서비스 받을 시기를 변경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서비스제공기관과 노동자는 상호간의 약속에 대해 준수할 의무를 지지만, 바우처를 어떻게 쓸지는 전적으로 이용자의 변덕스러운 마음에 달려 있다.
이러한 유동성 때문에 이용자는 기관을 통해 노동자에게 일정변경 등을 통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직접 수시로 연락할 이유가 생기게 되는데, 민간의 서비스제공기관들은 중간에서 이를 조율조차 하지 않고 있다.8 매칭이 되면 이용자와 노동자는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하고 알아서 조율한다. 이러한 잦은 연락빈도는 ‘공적’연락으로 판단되고, 연구보고에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사적’연락의 시작이 된다. 일부 체험홈 등의 장소에는 비상연락망 명목으로 활동지원사의 연락처를 게시해 두기도 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노동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유동성 때문에 사법절차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서비스제공의무를 지는 계획서를 근거로 소정근로시간을 주장하지만 논쟁의 소지가 있다. 활동지원사 대부분의 근로계약서는 소정근로시간이 시간으로 명시된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서비스제공을 요구하는 시간”, “이용자와 협의해서 정한다” 등 으로 모호하게 작성되어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위반이지만,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상 각종 법정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게 하는 한 이유가 된다.
고용보험(구직급여, 실업급여) 보호로부터도 지연되는 활동지원사 #
결국 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이용자로부터 서비스제공중단을 당하더라도, ‘자발적 퇴사’외에는 퇴사할 방법이 없다. 권고사직은 기관의 권한이고, 기관은 오히려 사직서를 요구한다. 기관들은 이 상황에서의 4대보험 사측부담분 비용이 아까워 노동자에게 빨리 사직서에 사인할 것을 종용한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그러한 압박을 버티고 일거리를 요구하며 약 2~3개월을 버티는 수밖에 없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2]9에서는 ‘자발적 퇴사’임에도 고용보험 수급자격을 상실하지 않는 요건들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평균임금의 70퍼센트 미만을 지급받은 경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2개월 이상’의 기간을 버텨야만 한다. 이 기간 동안 대부분의 활동지원사들은 무급으로 버텨야만 한다.
서비스 제공기관의 비전문성과 정부의 방관 #
노동자가 성폭력을 당하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소속 기관에 보고를 할 수 밖에 없다. 참고 넘어가면 반복되고 심화된다. 피해자는 심각한 성폭력의 경우 성폭력 가해자와 한 공간에 머물기는 힘들기 때문에 노동자로서는 근무지 이탈의 사유를 사용자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기관이 제대로 대응해주지 않는다. 지침이나 매뉴얼이 있고, 교육을 실시한다 해도, 고용노동부 발간 매뉴얼을 단순히 비치하는 수준에 그치고, 교육은 노동자 대상으로만 이루어진다.
연구보고서에서 언급된 ‘장애인활동지원사 성폭력피해자 산재최초 인정 사례’(이하 산재인정 사건)10의 경우에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한 이유는, 기관에 보고를 하였음에도 가해자의 집에 그대로 있으라는 기관 담당자의 지시가 있었고, 1시간이 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였다. 기관의 방치에 내몰린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 2시간이 지나 도착한 전담인력은 왜 경찰에 신고했냐고 다그치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이야기할 것을 요구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내일부터 이 집 (바우처)찍지를 못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며 2차 가해를 하였다. 이 사업장은 매뉴얼도 있었고, 성폭력예방교육도 실시하는 사업장이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비영리 민간기관만 수탁하도록 되어 있고,11 그럴듯한 형식적 구색은 모두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해당 매뉴얼의 내용이 활동지원 현장에 적합한지도 의문일뿐더러, 정부의 개입이 없으니 제대로 작동조차 않고 있다. 노동조합에 접수된 성폭력 상담 상당수의 경우가, 피해자에게 기관에서 3자 대면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더 이상의 문제제기를 그만두고 자신이 일을 그만두는 결정을 했다.
우리노조는 산재인정 사건에서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은 기관을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2항(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방지) 위반으로 고발하였다. 법에서 규정하는 처벌수준은 고작 과태료 이지만, 사업주는 무혐의처분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노동자가 유급휴가를 요구한 바가 없다는 이유였다. 이 사건을 보면서 사업주가 성폭력 피해 신고자에게 자신이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고지할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현행 법률로도 왜 규율할 수 없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처분은 금하고 있지만 인정하지 않았다.12 노동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면 기관으로부터 분리조치는 이루어지지만, 일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임금도 주어지지 않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무기한 정직에 준하는 처분이라 볼 수 있겠는데, 해당 행위에 대해 ‘불이익한 처분’으로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규율해야 한다.
연구에서는 노동자들이 성폭력을 당하면 ‘소속기관에 신고·상담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다. 본 토론자가 보기에 이는 기관에 대한 신뢰나 기대 때문이 아니라, 노동자를 지원하는 기관이 없거나13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장 가까이에서 그나마 자주 보는 서비스제공기관이 기댈 곳으로 여겨지기 때문인 것 같다. 서비스제공기관은 성폭력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전문성이 없고, 연구에서 지적하는 대로 관련 법 규정이 없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사업주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노동자의 입장에서 노동자를 지원하는 노동자들과 자주 접촉하는 노동자 지원 기관도 필요하다.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데 있어 개별 서비스제공기관이 2차가해를 하지 않도록 기관장과 전담인력들에 대한 교육 및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사업주 입장에서는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는 데에 유인을 가지므로, 성폭력 사건 처리를 외부의 지원단체가 진행하는 방안을 취하거나, 피해자를 지원하는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대안 검토 #
서비스제공 거부사유 명시만으로 충분한가 #
연구에서는 법률에 서비스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로 명시하는 것을 제안한다.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에서는 이용자들 또한 “부당한 요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되어 있고,14 연구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지침에도 나와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자들이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고 사업주가 사건을 은폐하고 잘 무마시키려 노력하는 이유는 서비스제공을 거부한다는 것의 의미 자체가 기관은 수익이 줄고, 노동자는 일거리가 사라지고 임금이 사라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민간기관 입장에서는 운영을 위해 수익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말 그대로 현행 제도는 시장경제를 바탕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부당요구에 대한 단호한 처리가 가능한 공적 기관으로 바뀌어야 하고, 신고가 피해자에 대한 손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용이 안정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행처럼 서비스 제공기관 대부분을 민간으로 둘 것이 아니라, 공공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율을 점차로 늘려나가야 할 것이며, 노동자에게는 월급제를 도입하거나 모든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 유급휴가비가 지원되어야 한다. 정부의 예산 지원이 시간당 수가로만 책정된 현재의 상황에서는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공공기관도 월급제도 유급휴가비도 실현될 수 없다.
이용자는 계약종료가 두렵지 않다 #
서비스제공을 거부한다고 해도 이용자입장에서는 크게 겁나는 일이 아닐 수 있다. 서비스이용자 입장에서는 1명의 노동자가 서비스 제공을 거부한다고 해도 서비스를 제공할 노동자가 무수히 많으며, 1개 기관이 서비스제공을 거부한다고 해도 다른 기관이 많다. 장애인활동지원의 경우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기관은 전국의 기관이다. 광역지자체를 넘나들어 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 한 지역에서는 노동자가 성폭력 피해를 당하여 일을 그만두었으나, 이용자가 기관을 옮겨 다니며 다른 노동자들을 괴롭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일본 사례에서 이용자와 계약종료를 할 수 있는 요건으로 이용자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타 기관으로의 연계를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기관을 바꾸는 것은 큰 제재가 아니다. 계약종료만으로는 실효가 없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용자의 괴롭힘 이력에 대해 다른 사업소와 공유할 수 ‘있음’을 안내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공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현재의 상황에 적용하려면, 일개 사업소가 전국의 모든 사업소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전국의 모든 사업소에 공유할 수 있는지, 그 정도의 공유는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이용자 개인정보의 문제 등이 논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정보공유 범위를 제한하고, 이용자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을 권역내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도 아니라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공적기관의 확산이 필요하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경우 기관에서 불법의료행위를 요구하는 이용자에게 해당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였는데, 이용자는 민간기관으로 제공기관을 옮겨버린 사례가 있었다. 현재의 처참한 수준의 공공기관 시장점유율로는 민간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우리노조는 성폭력 사건이 접수되면 무조건 관할 지자체에 보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관의 처리능력을 믿을 수 없을뿐더러, 이용자는 기관을 옮기기만 하면 깨끗한 몸이 되기 때문이다. 민간차원에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연구에서 제언하는 대로 민간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떠도는 것 보다는, 이용자의 괴롭힘 이력에 대해 정부가 관리하고 이용자와 기관이 서비스 제공계약을 할 경우, 이에 대한 정보를 사업주와 노동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방법이 적절해 보인다.
이용자 교육이라는 과제 #
이용자 및 가족 교육은 서비스제공기관 입장에서는 고객을 가르치는 꼴이다. 현재도 이용자 및 가족에 대한 교육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은 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기관은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장애를 이유로 대부분 서면을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 전부이고, 이러한 교육이 실질적 효력이 있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연히 이러한 교육 안내문에는 부당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형식적 교육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이용자에게 교육 참여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은 실질적으로 사업주가 지시하여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으나, 민간기관과 이용자의 관계는 그러한 관계가 아니다. 이용자에게 교육의무를 강제하고 교육을 받지 않을 시 제재를 가해야지, 사업주에게 교육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로 노동자에 대한 교육도 대면교육이 아니라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인데, 사업주들은 간편하게 법정의무교육 콘텐츠 제공업체에 의뢰해 인터넷 교육으로 때우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 실효를 갖기는 어렵다. 정부의 지원도 규제도 없는 상태에서는 이용자 교육뿐만 아니라 노동자 교육도 정부지원 및 규제가 필요하다.
장애인은 무성적 존재라는 차별적 인식 #
장애인을 무성적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과 장애인을 가해자로 다루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사회적으로 크다. 한 조합원은 우리노조를 알기 전 성추행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여성단체를 찾아다닌 경험을 전해주었는데, 가해 장애인은 발달장애인이거나 정신장애인이 아니었고 치매를 앓는 것도 아니었는데 여성단체에서마저 장애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장애인이 가해자인 성폭력의 문제는 성인지감수성 뿐만 아니라 장애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하기 때문에, 이 두 영역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인력이 길러져야 하고, 어떤 성폭력을 장애로 인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논의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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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현장에서 정부는 노동자에 의한 부정수급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장애인이용자가 제안하지 않은 부정수급은 거의 일어나기 힘들다. 활동지원시간은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생존시간으로 표현되는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바우처를 지급받는 것은 장애인의 생존시간을 기망하여 강탈하는 것이다. 노동자가 부정수급을 제안하면 오히려 이용자가 신고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는 부정수급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거리가 끊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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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헬퍼, 엔젤시터, 알바몬, 알바천국 등 구인구직 사이트를 비롯해 활동지원기관들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구인공고를 하기도 하는데, 불법의료행위나 차량소유를 조건으로 구인하는 광고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구인광고를 할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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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발간, 2023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 8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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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은 2023년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불법-편법 근로계약서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된 근로계약서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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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46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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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발간, 2023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 5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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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발간, 2023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 8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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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서비스를 직접 서비스 제공한 공공기관으로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유일한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서비스제공계획 변경에 대해 이용자가 기관으로 연락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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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2] 근로자의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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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다음카페, [3.8여성의날 기자회견] 장애인활동지원사 성폭력피해 산재 최초 인정, https://cafe.daum.net/paspower/72br/403 , 2023-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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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적으로 사회적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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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2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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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는 법률에 규정한 바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를 운영하도록 되어 있지만, 장애인활동지원사의 경우 이마저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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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 제18조의2(수급자 등의 준수사항) 1항 ↩︎